SSHS26 Forum
동기 친구들과 작게 일요일 오전마다 회사에 모여서 2시간 정도 포럼을 하고 있다.
의학, 크립토, 법학, 비즈니스, 컴퓨터, 인공지능, 로보틱스 이렇게 7개 분야에 대해 각각 1명씩 총 7명이 함께 하고 있다.
2월 9일부터 시작해서 오늘 8주차를 마쳤다.
기대 이상으로 정말 알찬 시간이다.
1.생소한 분야에 대한 학습
7개 분야 모두 사회를 살아가기에 하나하나 중요하다.
나는 관심은 많았지만 내가 하는 걸 잘하기도 바빠서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사실 변명이긴 한데 어디에서부터 뭘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니까...)
이 포럼을 통해 각 분야별 1타 강사들이 매주 쉽고 알차게 설명해준다.
지금까지 두 달 동안 각자 2번씩 세미나를 했다. 한주에 2명씩 발표한다.
의학에서는 수술 방식, 뉴런의 동작 과정, 뇌파 측정 방식, 뇌 상태 감지 등을 배웠다. (워딩이 다 이상하다. 내가 들었던 워딩은 이게 아니었는데 머릿속에 있는 워딩은 이거다.) 최신 IT 기술이 의학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상상해보게 된다. 현재의 의료 로봇은 사람이 2D화면을 보며 직접 제어하는 구조인데 이걸 퀘스트3를 끼고 3D로 보고 더 세밀한 제어를 할 수 있다면? 더 나아가 이걸 로봇이 온전히 자동화할 수 있다면? 또한 인간의 뇌를 보며 만든 가상의 네트워크가 인공지능이지만 다른 점도 많이 알게 되었다. 뉴럴넷은 forward할 때 지속적으로 동기화되지만 뇌의 시냅스는 항상 비동기적으로 움직인다. 이런 특성을 뉴럴넷에서 더 살려서 더 좋은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을까?
크립토에서는 기존 금융과의 차별점, 통신 과정, 합의 알고리즘, 작업증명, 지분증명 등을 배웠다. 크립토 시장이 돈을 버는 것에 포커스되어 있긴 하지만 이 기존 금융이 절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크립토가 해주고 있으니 정말 진실된 가치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더 메이저한 시장으로 거듭나면 좋겠다. 이 크립토 활용 사례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어디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 다음주에 물어봐야겠다.
법학에서는 AI로 인해 더더욱 중요해진 개인정보보호법, EU AI법, 법학에서의 AI 활용 방식 등을 배웠다. 들으면 들을 수록 참 이 쪽이 블루오션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당장 이렇게 저렇게 샥샥 하면 당장 눈 앞에 있는 친구의 문제는 얼추 풀어줄 수 있을 것 같달까...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든다. 데이터가 제일 문제다. 판례 데이터를 어디에서 모을 것인가, 적절한 조문을 어떻게 가져올 것인가. 막상 해보면 어려움들이 정말 많겠지만 이 쪽에서 AI의 힘을 못 누리고 있는 것 같아 해보고 싶다. 이런 걸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법을 모르니 안 만들고 법 전문가들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니 못 만든다. 둘이 같이 힘 합쳐서 만들면 인류의 수많은 법 전문가들에게 도움이 될 텐데..
비즈니스는 부끄럽지만 나다. 문라이트 만들면서 실제로 사람들에게 어떻게 가치를 만들고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전반적인 제품 개발 과정, 전략, 로드맵, 프라이싱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컴퓨터에서는 전반적인 컴퓨터 구조에 대해 다루고 친구의 연구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CS이긴 하지만 학부 때 컴퓨터구조, 석사 때 마이크로프로세서아키텍처 이렇게 하나씩 들은 게 전부라 생소한 부분도 많았고 어떤 것이 이 칩의 성능을 결정짓고 현재 산업 생태계도 더 이해하게 되었다. 친구는 LLM을 위해 칩 설계 최적화를 하고 있었다. 앞으로 사용자 레벨에서 많이 쓰게 되는 추론 모델에 따라 이 칩의 트렌드나 사용량도 계속 유동적으로 바뀌게 될텐데 여기에서 next step은 무엇일까. 가정용 로봇에서는 어떤 칩이 필요할까? 이미지, 비디오 생성 모델의 사용량이 앞으로 100배 이상 증가하게 될텐데 여기에 특화된 칩이 더 생길 수 있을까? 칩 설계를 AI와 함께 어떻게 더 최적화할까? 물리, 화학, 재료적으로 성능을 더 끌어올리려면 어떤 연구가 더 필요한걸까?
인공지능에서는 지금까지 인공지능 발전의 역사와 할루시네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할루시네이션 이 쪽이 법학에서 정말 필요한 부분이었다. 판례가 제일 중요한데 맨날 없는 레퍼런스 가져다준다고.. 코딩이면 레퍼런스 틀려도 하는 이야기만 맞으면 크게 상관없는데 존재 안하는 판례 가지고 오니까 이건 아예 쓸 데가 없다고 하더라. 전세계의 수많은 도메인으로 어떻게 확장해나갈까? 예전부터 풀고 싶었던 문제인 실시간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모델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학습과 추론이 명시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별로다. 트랜스포머를 뛰어넘는 아키텍처가 나올 수 있을까?
로보틱스에서는 전통적인 로보틱스와 학습의 로보틱스 간의 만남에 대해 다룬다. 친구가 주로 다루는 태스크는 모션 플래닝인데 전통적으로도 가능하고 최근 급격하게 발전한 AI 학습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앞으로 어떤 방향이 주가 될까? 로보틱스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인 데이터셋의 부족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최근 나온 helix나 Groot-N1 뉴스까지 같이 알고보면 더 재밌다. 산업용으로도 더 많이 활성화되어 물리적인 제품들의 가격이 떨어지고 생산 속도가 더 올라가고, 가정용 로봇도 나와 집안일이 다 없어지는 세상이 오면 어떨까? 빨래 집고 털기가 로봇에게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로봇도 조만간 지금의 ChatGPT 모먼트가 올 것 같은데 몇 년 뒤에 이 기회 꼭 잡고 싶다.
각 분야마다 해볼 수 있는 질문들도 참 많고 더 알고 싶은 것도 많고 풀어보고 싶은 문제도 마구 샘솟는다. 이렇게 일주일에 단 2시간으로 시야를 이렇게 넓힐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나 싶다.
2.기타
사실 생소한 분야에 대한 학습이 제일 중요한 것 같고 이외 부가적인 이점도 참 많다.
일요일 오전이라는 극악의 시간대에 잡아놓다 보니 토요일 12시면 강제 취침이다. 술 못 마시고 늦게까지 못 논다.
일요일 오전에 꾸역꾸역 일어나서 회사 가서 커피 한잔 때리고 포럼 딱 들으면서 (혹은 발표하면서) 머리 겁나 굴리고
친구들과 점심 함께 먹으면서 앞으로 변화할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 나누다 보면 다음 일주일에 대한 동기부여로 그만이다.
친구들의 열정이 참 좋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산다. 계속 자극 받는다. 나도 더 잘하고 싶다.
친구들에게 많이 배우는 만큼 나도 더 많은 것을 학습해서 나눠주고 싶다.
다들 자기 분야에 대해선 당연히 다 전문간데 설명도 다 잘하더라. 나도 더 노력중! 더 전문가가 되고 더 많은 것들을 나눠야지
3.결론
작년 말 계획하고 친구 한명한명 만나서 이 포럼에 대해 이야기하고 설득해서 데리고 왔는데 다들 참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질문도 많고 질문의 수준도 참 높다. 생각할 거리를 계속 던져준다.
2025년 말까지는 꾸준히 해서 40번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했던 것 딱 4번 더 하면 된다. 학교 다닐 때는 몰랐는데 동기들 똑똑한 사람들이었다. (모두가 공감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