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개발 기초 원칙
어느새 문라이트를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다.
내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고 보람차고 의미있는 6개월이지 않나 싶다.
6개월 동안 달리면서 배웠던 것들을 가볍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제일 기초가 되는 원칙.
- 고객에게 집중한다.
- 몰입한다.
제품을 만들면서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우고 원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성과, 원칙을 지켰을 때의 성과를 비교해보면서 원칙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절대 바뀌지 않았던 2개의 원칙은 위 2개이다.
고객에게 집중하고 몰입하면 성공한다.
고객에게 집중한다는 말이 꽤 추상적일 수 있다. 이 말을 나름대로 구체화해서 풀어보자면,
- 고객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한다.
- 고객보다 고객의 어려움을 더 잘 알아야 한다. 마치 연애 같다는 생각도 한다. 상대도 상대의 마음을 모를 때 그것을 더 잘 알아야 한다. 사실 내가 그 고객이 아니라면 말도 안되는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어떻게 내가 그 고객이 아닌데 더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이래서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 매번 하는 말이 "나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라" 인거다. 나를 위한 제품을 만들면 1번은 그냥 쉽게 넘어갈 수 있으니까.
- 고객이 이런 저런 요청을 한다. 보통은 이런거저런거 만들어주세요. 인데 이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왜 저런 요청을 했을까? 어떤 어려움이 있는걸까? 기능 요청을 받을 때 일방향으로만 끝나면 이에 대한 파악이 어렵다. 매번 더 깊게 물어본다. 그 기능을 요청한 본질적인 이유가 무엇이고 어떤 어려움 때문인건지. 그러면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고 더 좋은 솔루션을 같이 생각해볼 수 있다. 고객이 우리를 배려해서 더 쉬운 솔루션을 제시할 수도 있고 정말 이상적인 솔루션을 제시할 수도 있는데 2개 모두 그대로 개발하는 것보다 고객과 대화하여 근본적인 문제를 서로 공감하고 현재 우리 제품 상황에서 고객에게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개발해줄 수 있다.
- 고객의 반응을 살핀다.
- 이연복과 백종원의 공통점은 고객의 반응을 정말 잘 캐치한다는 것이다. 아직 제품의 고객이 아닌 잠재 고객이든 많이 사용하고 있는 고객이든 동일하다. 이연복의 사례를 보자. 포차를 하는 관찰카메라 비슷한 예능이었는데 손님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누군가는 의자에 앉아있었지만 이연복은 왜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질까? 생각하고 어떻게 해야 관심을 가져줄까? 고민한다. 이 땐 아직 맛을 본 상태가 아니기에 음식 자체에 대한 고민보다는 유입을 고민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마침 한 가족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누가 봐도 올 것 같진 않았다.) 이연복은 중식 대가 답게 화려할 불쇼로 관심을 끌고 입맛 다시게 만들었다. 관심 없이 지나가던 고객의 반응을 보고 업데이트를 한 덕분에 가족이 방문해서 맛있게 밥을 먹었다. 백종원은 음식점 컨설팅 예능에서(이름이 기억 안 난다.)나 이번 흑백요리사에서나 잔반을 체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요식업계에선 정확한 고객의 반응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깨닫고 수정하는 것이 이연복과 백종원을 대가로 만들어준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 소프트웨어도 다 똑같다. 어떻게 보면 결국 장사고 손님을 끌어당기고 만족시키고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내 생각에 할 것만 하고 땡이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1번에서 공감하고 이해한 고객의 어려움에 대한 솔루션을 만들었다면 그에 대한 반응을 살펴야 한다. 그 솔루션이 정확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무엇이든 최대한 많은 루트로 정확한 반응을 수집하고 그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 요식업계라면 미묘한 사람의 표정, 손님이 다시 돌아오는지의 여부, 잔반 양, 계산할 때 어땠는지 물어보기 등이 있을 것이다. 이를 IT업계로 대응해보자. 리텐션, 기능의 활용도, 고객 서베이, 고객 커뮤니티 등이 있다. 정성/정량 상관없으니 고객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많은 피드백을 요청해야 한다. 나 자신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서 물어보는 사람에게 차갑게 구는 사람 없다. 우리가 쓰는 고객의 10초가 우리 제품을 더 발전시켜주고 고객도 더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다.
몰입한다. 참 쉽지만 어려운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몰입이란 무엇일까?
- 이 문제를 떠올렸을 때 설레야 한다. 설렌다라는 감정이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의 중요성을 알고,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가져올 임팩트를 알고, 그 상상을 했을 때 정말 행복한.. 그런 많은 것들이 담겨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 두뇌의 100%를 사용해야 한다. 이런 분야를 잘 알지도 못하고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매일매일 두뇌 활성도가 달라지는 건 정말 크게 체감된다. 이 활성도를 어떻게 높이는 건지 매일 실험해보고 있는데 쉽지 않다. 답을 알아도 솔직히 도파민이 널리고 널린 이 세상에서 도파민 끊기도 쉽지 않다. 일주일 동안 도파민 없이 살아봤는데 머리가 잘 굴러가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흠 잘 모르겠다. 두뇌 컨디션 만땅이라 사고가 정말 잘 되고 의사결정도 잘하고 코딩도 잘 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아침부터 뭔가 꽉 막힌 날도 있다. 항상 이 두뇌 활성도를 최대한 높이려고 노력한다. 휴식이 큰 역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글을 쓰는 지금 꽤 좋은데 어제 푹 쉰 덕을 꽤 보는 것 같기도? 100%를 쓰는 건 사실 말이 안된다고 글을 많이 봤는데 요지는 두뇌에게 최고의 컨디션을 항상 잘 만들어줘야 한다 이다.
내가 볼 때 이거 2개면 무슨 사업을 하든 성공한다. 너무 당연한 말이기도 한데 나는 이제 깨달은 것 같다. 이런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 해결할 역량이 안 될 수도 있지 않나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고객에게 집중하고 몰입하면 익숙하지 않은 분야라도 스스로 공부하고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다인데 나도 내가 익숙하지 않은 분야로 해본 적은 없어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제 이 기초가 되는 원칙 위에 보다 구체적인 원칙을 다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