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라이트의 제로투원 - 3: 새로운 도약

지난 1년의 여정이자 앞으로의 문라이트에 대한 3번째 글

문라이트를 통해 세상에 가져다줄 변화에 대한 이야기.
지금까지 제로투원을 하면서의 생각과 앞으로의 원투텐에 대한 고민.


어렸을 때 막연하게 인류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있는 인류과 없는 인류의 차이를 아주 명확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게 내가 태어난 이유라고 생각했다.
죽기 전에 인류 전체의 삶을 발전시킨 삶을 살았다면 미련이 없을 것 같았다.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은 어렸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해왔고 아직도 고민 중이다.
풀고 싶은 문제가 명확하진 않지만 풀고 싶은 문제의 크기는 명확하다.
인류 전체의 삶이 바뀌어야 한다. 만명, 십만명의 삶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수십억명의 삶이 바뀌어야 한다.
이런 문제를 꾸준히 찾고 있지만 이만큼의 사람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를 찾기란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더더욱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것을 찾게 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문제는 뭘까?
1. 인간의 이동?
2. 인간의 건강?
3. 물류?
4. 음식?
5. 공간?
잘 모르겠다. 생산성 툴을 만들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변할 문제일 것 같기도 하다.
어떤 것이 정말 임팩트 있는 문제일까?


이제 문라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해보자.
작년 6월에 고객을 연구자로 명확하게 규정짓고,
우리 제품을 더욱 뾰족하게 정의하기 위해 풀고자 했던 문제를 "논문 이해"로 정의했었다.
제품의 한줄 설명도 "논문을 함께 읽는 AI 동료, 문라이트"였다.
요즘 AI 쪽에서는 출판되는 논문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그 과정 속에서 연차와 무관하게 새로 나온 논문들을 빠르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논문은 사실 꽤나 수동적인 형태로 진행되는 지식 습득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AI가 없던 시절에는 한 사람의 성과를 전세계 연구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이 방법이 최선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명확한 한계점은 상호작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강의를 들을 때도 교수님과 교감하고 질문하고 대화하면서 오프라인에서 얻는 그 차이가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 인강과 오프라인의 차이는 확실히 있다.
강의를 들을 때 맨 앞자리에서 교수님과 눈 마주치며 듣는 수업과 맨 뒤에서 듣는 수업에서 이해도의 차이는 크다.

문라이트를 통해 연구자가 능동적으로 논문과 상호작용하며 더 깊고 제대로 된 이해를 할 수 있길 바랐다.
그로 인해 더 훌륭한 연구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논문 이해에 대한 문제를 겪는 사람은 역시나 많이 있었고, 번역, 설명, 인용 기능 등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이해에서의 편리함을 얻었다.
보통 연차가 낮은 사람들이 더 잘 쓰긴 하지만 연차가 있는 연구자들도 더 빠르게 이해하기 위해 문라이트를 사용하는 경우도 잦다.
특히 LLM의 성능이 점점 더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는 더 극대화되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조금씩조금씩 문제 확장을 해나갔다.
이 과정은 아주 자연스러웠다.
문라이트로 논문 이해를 더 잘 할 수 있게 된 고객들이 점점 관리에 대한 니즈를 이야기했다.
하이라이트치고 싶다, 주석 남기고 싶다, 나중에 다시 보고 싶은데 어딘가에 저장해두고 싶다 등등..
이런 니즈들 전부 당장의 논문 이해에는 도움되는 니즈가 아니라 나중에 다시 이 논문을 보고 싶어서 필요한 니즈들이었다.

사용자들이 연구 워크플로우에서 논문 이해를 문라이트로 해결하니 자연스럽게 앞뒤로 붙어있던 니즈들도 우리에게 요청했다.
아주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이후로 하이라이트, 주석, 라이브러리 등 서지 관리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했다.
이 때 서지관리라는 용어를 처음 듣고 zotero, paperpile, papers, mendeley 이런 서비스들을 처음 알게 됐다.
처음에 이런 서비스들 써보고 와 이런 거까지 우리가 다 해야 한다고? 싶기도 했다. 제공하는 기능들이 워낙 많고 안정적이었다.
그래도 이런 서비스들 참고하면서 우리 문라이트 쓰는 연구자들이 서지관리까지 한번에 쉽게 할 수 있도록 기능 하나하나 붙이다 보니 이젠 내가 봐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 서지 관리용으로만 문라이트를 쓰는 분들도 있을 정도다.


여기까지가 작년의 이야기이다.
올해 연구 전체로 더욱 확장하고 꿈을 넓혔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논문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인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연구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
더 많은 논문이 출판되는 것이 아닌 더욱 깊이 있는 연구가 많아졌으면 한다.
문라이트를 통해 더 깊이 있는 연구가 탄생하여 인류 문명의 발전이 가속화될 수 있다면 참으로 보람찰 것 같다.

가끔씩 우리 팀원들과 행복한 상상을 하곤 한다.
문라이트와 함께 연구한 우리나라 사람이 노벨과학상 받으면 어떨까?
참 행복할 것 같다.
우리는 인류를 발전시킬 사람들을 발전시켜야지ㅎㅎ

주변의 내 친구들부터 시작해보고 있다.
문라이트를 통해 연구하는 친구들이 이런 연구를 할 수 있게 만들어보는 거다!
아직까진 쉽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대화하면서 이런 연구를 할 수 있게 돕고자 문라이트를 발전시키고 있다.


연구 워크플로우 전체로 확장하기 위해 이해와 관리를 넘어서서,
탐색, 아이디에이션까지 베타 기능을 런칭했다.

이해, 관리랑 아주 긴밀하게 엮어진다.

관리를 위해 라이브러리에 저장해둔 논문들을 기반으로 더 읽으면 좋은 논문을 탐색하여 제안해준다. 내가 직접 키워드를 다 찾고, 검색할 필요없다. 내가 연구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저장해둔 논문들을 기반으로 버튼 클릭 한번으로 키워드도 다 정의해주고 관련 논문들도 쭉 리스트업해준다. 체감상 60% 정도는 꼭 읽어야 하는 논문들을 추천해주었다.

아이디에이션을 위해서는 이 논문들의 1저자들과 만나서 대화해보는 것이 최고일 거라고 생각했다.
내 동료도 좋지만 내가 관심있어하는 논문들의 1저자가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에 제일 관심 많고 좋은 조언을 줄 수 있을 테니까.
이런 이유로 LLM으로 가상의 1저자들을 만들어 가상의 포럼을 여는 "에이전트 포럼" 기능도 런칭했다.
서로 비판하라고 하면 "실험의 근거가 부족하다", "논문에서 이런저런 논리가 이런저런 이유로 부족한거 같다" 등 서로 아주 살벌하게 토론한다. 유저는 모더레이터로서 이 토론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이 배우고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가 나온다.

이해 (Understand) -> 관리 (Organize) -> 탐색 (Explore) -> 아이디에이션 (Ideate)
이러한 흐름으로 문라이트가 연구 전반으로 천천히 확장해나가고 있다.

올해 안으로 이 4개를 아주 긴밀하게 엮으면서도 각각도 아주 좋은 성능을 만들어 실험 전 단계까지는 모든 연구자들의 연구 워크플로우에 긴밀하게 착 달라붙고 싶다.

지금까지 연구 여정에 대한 관점이었다.
이렇게 바뀐 문라이트의 한 줄 설명은 "함께 연구하는 AI 동료, 문라이트"이다.


이젠 글로벌 관점에서 바라보자.
지난 1년은 한국 시장에 많이 포커스했다. 여기에서 1년 동안 한국 paid user 2,000명을 만들었다.
이제는 글로벌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중국, 일본, 유럽, 미국 등 연구자들이 많이 있는 나라들, 문라이트가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는 나라들부터 하나하나씩 확장해나가보자.
글로벌 그냥 막연히 글로벌로 나가면 되지~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허들이 참 많다.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등 법적인 검토 아무 많이 필요하다. GDPR, PIPL 등등 하나하나 다 읽어보면서 한땀한땀 썼다. 변호사님께 자문을 구하기엔 비용이 너무 비싸더라...ㅠㅠ
결제도 문제다. 현재는 국내카드와 페이팔만 지원하는데 나라마다 편리한 결제 수단이 너무 다양하다. 결제 수단 하나 붙일려면 심사만 최소 한 달이다. 국내 결제 심사는 2주 정도인데 이것도 길다고 생각했는데 해외는 훨씬 더 빡세다. 특히 중국은 카드라는 개념 자체가 거의 없어서 알리페이, 위챗페이를 무조건 붙여야 하는데 쉽지 않다...
마케팅도 문제다! 한국 인플루언서 컨택하고 정산하는 것도 그땐 어려웠지만 지금 돌아와서 보니 그건 별 일 아니다. 같은 나라이기에 문화가 비슷하고, 말하지 않아도 얼추 얼라인되어 있는 것들이 많다. 외국 인플루언서는 찾는 것도 어렵고, 시차도 다르고, 원하는 정산 방법도 다르고 계약서도 하나하나 써야 하고 이래저래 쉽지 않다.

초기에는 우리가 어떤 나라에 집중해야 할지 잘 모르기도 했고, 위 이슈들을 정확히 알고 있진 못했어서 막연히 글로벌이라고만 잡고 해외 전체를 타겟하며 나아갔는데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고 데이터가 쌓이면서 우리도 어느 나라가 더 임팩트 있을지에 대한 근거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나라 하나씩 잡고 법, 결제수단, 마케팅, 국제화, 고객과의 대화 등 5개를 그 나라 하나만 잡고 집중하고자 한다.
나라 하나 딱 잡고 거기에서 Paid user 1,000명 찍고 다음 나라로 넘어갈거다.


앞으로 1년 간 문라이트와 함께 하는 연구 여정을 확대하고, 우리나라에서 전세계로 확대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올해 말 MRR $1M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MRR $1M이 내가 생각하는 10이다.
2025년 1 to 10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