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라이트의 제로투원 - 2: 나만의 핵심 방법론
지난 1년의 여정이자 앞으로의 문라이트에 대한 2번째 글
제로투원의 이 소중한 경험을 정말 생생하게 10년 뒤의 나에게 전하고 싶다.
지금 이 경험은 어디에서도 못하는 경험이며, 아무때나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기에.
크게 요약해보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원칙
1. 팔고 만들기
2. 최소 단위로 검증하기
3. 고객과 대화하기
마인드셋
1. 궁극적인 꿈을 아주 선명하게 그리기
2. 그 꿈을 달성한 나를 상상하기
3. 아침마다 이 도전으로 설레고 행복한 감정을 충만하게 느끼기
감히 말하지만,
이렇게 6개만 지키면 MRR 1,000만원은 무조건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금액이지만...)
이것만으로 MRR 100억도 찍을 수 있을까? 아직 확신은 없다.
계속 노력하고 부딪히고 실패하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더 많이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1년 전의 나를 상상해보면 참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1년 뒤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고서도 그랬으면 좋겠다.
1.팔고 만들기
최근 1-2년 동안 정말 뼈저리게 느낀 원칙이다.
사업을 하려면, 돈을 벌려면 팔고 만들어야 한다. (자동차처럼 사이클이 긴 산업은 잘 모르지만, 테슬라를 보면서 그런 쪽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팔 때 이미 있는 것처럼 뻥치라는 것이 아니다.
내가 그리고 있는 미래를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 미래를 본 잠재고객이 "와... 이거만 있으면 바로 돈내고 써요" 까지의 반응을 끌어내야 한다.
만약 시대를 앞서가는 제품이라 고객 입장에서 전혀 감을 못 잡는다면?
아주 선명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삶에 어떤 변화가 파생되는지 보여줘야 한다.
나는 성인 이후 6년 이상 이 능력이 아예 없었다.
누군가에게 무엇을 팔아본 적이 없었다.
2023년부터 조금씩 이론으로 알기 시작했고, 2024년부터 직접 팔아보며 책에 담겨져 있던 뜻을 이해해갔다.
이 파는 능력은 생각보다 정말 많이 중요하다.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었더라도, 다른 사람이 그 제품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안 쓴다면 그것은 제품의 가치를 못 알아본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걸 못 알려준 만든 사람의 문제다. 그것을 잘 알려주어 더 많은 사람들이 가치를 느끼고 더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인류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세상에 더 임팩트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계속 꿈을 꾸고 그 꿈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꿈을 팔고 꿈을 현실로 가져와야 한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자.
내가 만든 것을 필요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2.최소 단위로 검증하기
1번을 잘하려면 2번이 필수다.
반대로 2번을 지키기 위해 1번을 하는 것이라고 봐도 된다.
제로투원에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무조건 잘 된다고 생각하는 기능을 아무도 안 쓸 수도 있고, 별 기대 없던 기능이 대박칠 수도 있다.
제로투원 단계에서는 반드시 "최소" 단위로 검증해야 한다.
그렇기에 제품을 만들고 파는 것이 아니라 팔고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1년을 꼬박 써야 하는 제품을 먼저 팔면 안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1년 뒤에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소프트웨어, IT 산업이라면 극초반엔 매일 하나씩 검증해야 한다.
검증은 반드시 고객으로부터 이뤄진다.
고객의 목소리처럼 정성적인 데이터와 고객의 행동 데이터처럼 정량적인 데이터를 모두 활용해서 검증한다.
이 검증이 최소 단위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만들기 전에 팔아야 하고,
만들 때도 다른 부가적인 모든 것을 제외하고 정말 핵심의 핵심만을 만들고 고객이 바로 써볼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여러 모든 편의성을 제외한 핵심 하나를 사용하는 고객 1명을 만들어야 한다.
그 이후엔 고객 10명을 만들고, 고객 10명과 대화하면서 해당 기능을 어떻게 더 깊이를 만들지 찾고 다시 검증한다.
제로투원은 끝없는 이터레이션의 반복이다.
일주일에 크고 작은 검증이 5번씩 이뤄져야 한다.
옛말에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그랬다.
확신 가지고 다 만들고 좀 더 크게크게 검증해도 되지 않나 싶을 수도 있는데
최소한 나는 정말 작게작게 검증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이 좋았다.
고객과 대화 안하고 내가 확신 갖고 만드는 것 치고 잘 된 기능이 거의 없다.
사실 이건 내가 제로투원이 아예 처음이라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어느 정도의 경험과 직관이 있다면 이렇게까지 최소 단위로 검증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
3.고객과 대화하기
1, 2, 3이 사실 다 깊게 연결되어 있다.
팔고 만들려면 당연히 고객과 대화해야 하고, 최소 단위로 검증하려면 고객으로부터 검증해야 하므로 지속적으로 대화해야 한다.
나는 문라이트하면서 매주 5번 이상 고객과 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지금까지도 실패한 주간이 손에 꼽는다.
고객인터뷰는 150건 정도 진행했고, 슬랙 커뮤니티, 이메일 등으로 나눈 것, 카톡방에서 이야기한 것 등 다 합치면 500건은 거뜬히 넘는다.
고객과 대화하며 고객의 문제의 본질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고객과 대화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솔루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
고객 스스로가 말한 솔루션을 구현해줘도 안 쓰는 경우도 많고, 우리가 솔루션을 들려줄 땐 그 때의 반응과 실제 솔루션을 마주했을 때의 반응의 차이가 꽤나 컸다. 유의미한 고객의 대화가 되기 위해서는 솔루션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고 고객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자. 고객의 불편함에 why를 계속 던질 때 제대로 된 해결을 할 수 있다.
고객의 문제 파악 외에도 고객의 삶 자체를 알아가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전혀 생각치 못한 관점을 제시한다.
이렇게 다양한 고객의 삶을 알아가다 보면, 제품을 만들면서 고객처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충분히 많은 고객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그 삶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
직관이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이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수많은 대화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1.궁극적인 꿈을 아주 선명하게 그리기
꿈을 꿔야 한다. 현재에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 양쪽 끝에서 다가오면서 중간에서 만나야 한다.
어떻게 보면 테넷 같기도 하다.
꿈을 왜 꿔야 할까?
현재 나의 상태 / N개월 뒤 내가 바라는 나의 상태
이 2가지 상태가 명확해지면, 그 사이에 내가 해야 할 일도 명확해진다.
꿈 없이 막연하게 더 잘 하고 싶다로 가면 끝이 안 보이기에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미로에서 길을 찾기 위해 출발지랑 도착지 각각에서 중간에서 만나는 것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이 꿈은 아주 선명해야 한다.
눈 감으면 마치 현실처럼 내 눈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어야 한다.
모든 꿈이 이렇게 상상하기 쉬운 꿈만 있는 것은 아닌데, 만약 상상하기 어렵다면 상상하기 좋은 형태로 바꾸면 좋다.
예를 들어, 문라이트로 보자면 막연히 매출 얼마가 찍혀 있는 상상을 하는 것보다,
그 정도의 스케일이 되면 안드레이 카파시나 앤드류 응과 대면해서 서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니 이렇게 치환해서 상상한다.
이렇게 꿈을 선명하게 그릴 때,
내가 그 꿈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더욱 강렬하게 들고, 그 믿음이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2. 그 꿈을 달성한 나를 상상하기
원칙 때와 마찬가지로 마인드셋 3개도 아주 밀접하다.
꿈을 선명하게 그렸다면, 그 꿈을 이룬 나를 계속 상상해야 한다.
그 시간 축으로 미래에 나만의 베이스 캠프를 만들어두는 느낌이다.
막연한 목표에서 시작해서, 그걸 앞뒤로 계속 구체화해나가는 것이다.
그걸 이루기 전엔 어떤 것들을 하고 있어야 이룰 수 있을까? 그걸 이룬 뒤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정도의 목표를 달성하는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아 전세계 연구자들이 다 문라이트 통해서 더욱 깊이 있는 연구를 하면 좋겠다.
=> AI가 혼자 연구할 수 있을까? 이건 완전 특이점일 것 같은데 아직 상상이 잘 안 간다. 사람 혼자 연구할 수 있을까? AI의 지원이 반드시 피료하다. 함께 연구하는 AI 동료를 만들자.
=> 논문 이해만으로는 전세계 연구자들이 다 쓰진 않겠다. 논문을 많이 안 읽는 사람도 많고, 논문을 많이 읽어도 이해에서 어려움을 안 겪는 사람도 많다.
=> 저런 꿈을 달성하려면 연구 플로우 전체에서 함께 연구하는 AI동료여야겠다.
=> 리서치에 더욱 특화된 논문 탐색, 논문 관리 등의 기능도 더 해보자.
이런 식의 상상을 하곤 한다. 아직 더 구체화가 많이 필요하다.
이렇게 꿈을 아주 구체적으로 꾸고, 앞뒤로 더욱 확장하다 보면
어느새 현재가 앞으로 나아가며 꿈이 현재가 될 것이다.
3. 아침마다 이 도전으로 설레고 행복한 감정을 충만하게 느끼기
마지막이다. 정말 중요하다.
아침마다 이 도전으로 설레고 행복한 감정을 충만하게 느껴야 한다.
나의 삶에 더욱 의미부여하게 되고, 하루를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살게 되며, 이 도전에 감사하게 된다.
물론 살다보면 피곤하고 마음처럼 안 될 때도 많지만 최대한 노력한다.
내 마음가짐에 따라 하루의 생산성이 5배도 차이날 수 있다.
항상 감사하자.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은 나 혼자서 이뤄낸 것들이 아니다.
설레자. 무언가에 설렌다는 건 어린 감정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평생 설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뎌지지 않고,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이 도전 자체에 설레자.
이런 생각은 내 하루하루를, 내 삶을 특별하게 바꿔준다. 나만의 삶을 창조적으로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잘 하고 싶은데 아직 마음 같진 않다.. 한 2일 중 1일 정도의 비율이다.)
마지막
지난 내 1년을 돌아봤을 때 이렇게 6개가 나에게 제일 중요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 생각들을 잘 가져가면서 더욱 큰 목표를 하나하나씩 이뤄나갈거다.
이런 원칙과 마인드셋이 팀원들에게도 잘 전파가 되면 리더십 고민할 것도 크게 없는 것 같다.
동기부여, 피드백, 본질에 집중하는 것 등 많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되더라.
나만의 새로운 원칙들도 더 찾아나가고, 기존 원칙들도 더 보강해가자.